'나라살림 볼모 치킨게임' 흔들리는 677조…전문가 "피해는 다 국민에게"
타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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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05:24
[타임뉴스=이남열기자]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사상 유례없는 '벼랑 끝 충돌'에 돌입했다.더불어민주당이 감액만 반영된 내년도 예산안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이어 본회의에서도 단독 처리하겠다고 밀어붙이고 국민의힘은 야당의 사과와 철회가 없다면 증액 등 추가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고 맞선 대치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국회]
예산안 관련 여야의 줄다리기는 해마다 반복했지만, 올해는 야당이 사상 초유의 단독 처리하고 실제 행동에 옮겼다. 여당도 굽히지 않고 강경 대응으로 응수하면서 예산 정국 주도권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로서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의 향배는 미궁 속으로 빠졌고, 정치권이 민생을 도외시한 채 정쟁 중이라며 비판한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법정시한인 내일 본회의에 감액 예산안을 상정하기로 했다"며 "나라 살림을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입장이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선(先) 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에 대한 그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 이라며 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 시 대비책을 냈다. 대통령실도 "향후 모든 논의의 시작점은 단독 감액안 철회" 라며 "단독 처리한 감액 예산안 철회 없이는 증액 협상도 없다" 며 여당과 보조를 맞췄다.여야의 충돌 지점은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발행 및 권력기관 특수활동비 등으로 지적된다..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정부 원안 677조4천억원에서 4조1천억원의 감액만 반영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감액 대상 중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 검찰 특정업무경비와 특활비, 감사원 특경비와 특활비, 경찰 특활비 등 약 761억원이 포함됐다.민주당은 2조원 규모의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등 증액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박 원내대표는 "초부자 감세 저지와 권력기관 특활비 등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및 고교무상교육 국비지원 유지 등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며 "그러나 여야 간 합의가 불발되고 기재부는 (민주당이 요청한) 증액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추 원내대표는 "야당의 일방적인 예산 감액으로 민생 고통과 치안 공백이 가중될 것"이라며 "다수의 위력으로 예결위 강행 처리 후 이를 지렛대 삼아 야당의 무리한 예산 증액 요구 수용을 겁박할 의도라면 그런 꼼수는 아예 접기를 바란다"라고 원칙론을 거듭 고수했다.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지금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 정부 부처가 재정 집행에서 가닥을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한다면 사실상 그 피해는 다 국민들이 입는 것" 이라는 지적이다.